[ 화제의 인물 ]
지난 11월 12일부터 14일까지 3일 동안 해람문화관에서는 제17회 강릉원주대학교 인문대학 원어연극제가 열렸다. 재학생들을 비롯한 지역 주민들의 외국어 및 외국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1999년부터 시작된 원어연극제는 첫 공연을 올린 이후 매년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으며, 공연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외국어 역량 강화는 물론, 인문학의 발전과 지역 사회의 문화 발전에도 또한 이바지하고 있다.
올해는 일본학과와 중어중문학과, 독어독문학과가 각각 ‘그림자무사(影武者騷動)’, ‘집(家)’, ‘서푼짜리 오페라(Die Dreigroschenoper)’라는 제목으로 공연을 펼쳤다. 그 중 일본학과의 ‘그림자무사’ 팀은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에서 열린 ‘2015 대학생 일본어 연극대회’에도 참가해 우수상을 받았다. 2012년 우수상, 2013년 장려상, 2014년 그랑프리상에 이어 올해까지 4년 연속 수상의 기쁨을 안아 그 의미가 더욱 뜻깊다. 더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여 이번에 연출을 맡은 곽군호(일본학과·12) 학생을 직접 만나보았다.
대본은 저희 학과 원어민 교수님이신 오오타니 교수님께서 직접 쓰신 건데, ‘그림자무사’라는 책을 읽고 영감을 받아서 그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각색하신 내용이라고 들었어요. 그리고 번역은 저를 포함한 몇몇 학생들이 모여서 직접 했답니다.
Q. 모두가 함께 이뤄낸 일인 셈이네요. 서로 역할 분담은 어떻게 했나요?
일단 저희 원어연극팀은 배우 11명, 무대 세팅 3명, 소도구 2명, 의상 4명, 분장 4명, 조명 1명, 음향 1명 그리고 연출인 저 이렇게 역할을 분담하여 준비했어요. 연극은 지난 1학기 때부터 시작하여 6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공들여서 준비했고요. 물론 저희 연극팀을 중심으로 준비한 연극제이긴 하지만, 교수님들, 조교 선생님을 비롯한 학과 학우들까지 일본학과 모든 분이 관심 가져주시고, 응원해주셨어요.
그 중에서도 의상팀과 소도구팀 친구들이 가장 고생을 많이 했어요. 저희 학과에 구비되어 있는 의상을 최대한 활용하긴 했지만, 그래도 제작이 불가피한 의상들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의상팀 친구들이 천을 다 사서 직접 재봉틀로 의상을 만들었어요. 소도구팀도 마찬가지로 연극에 필요한 작은 소품들을 하나하나 다 신경 쓰고, 투구나 상환, 하환 같은 건 직접 제작했거든요. 참 손이 많이 가는 일인데 고생들 많이 했죠.
Q. 그런 노력이 우수상이라는 결과로 나온 게 아닌가 싶네요. ‘2015 대학생 일본어 연극대회’는 어떤 대회인지 소개 좀 해주세요.
한일미래포럼과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 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의 공동 주최로 열린 일본어 연극대회로 올해로 4년째를 맞이했어요.
이 대회는 예선을 거쳐서 본선에 진출한 5개 팀의 순위를 매겨요. 그리고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도 각각 한 명씩 뽑고요. 그래서 팀당 2명과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 수상자 이렇게 총 12명에게 9박 10일 동안 일본에 연수를 다녀올 기회가 주어져요. 일본대사관 직원과 국내에 상주하고 있는 일본 기업 이사진, 일본어 전공 대학 교수님까지 총 다섯 분 정도 심사를 하셨는데, 아무래도 발음의 정확성과 자연스러운 연기가 심사에 큰 비중을 차지하죠.
Q. 원어연극제를 통해 얻게 된 것이 있다면?
대학생 때만 해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쌓았다는 게 정말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인연들’을 얻었죠. 함께 협동해서 무언가를 이루어내는 일이 이토록 행복하고 매력 있는 일이라는 걸 알게 된 것 같아요.
인터뷰 후기
오랜 시간 함께한 만큼 원어연극팀 모두가 정이 많이 든 것 같았습니다. 그저 상을 받았다는 것 자체로 의의가 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한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해서 이루어낸 성과라는 것이 이들을 기쁘게 하는 것임이 분명했습니다. 또, 곽군호 학생은 연출자로서 배우들, 스태프들 한 명 한 명 다 생각하고 챙기는 섬세한 마음을 가진 학생임이 느껴져 제 마음까지 따뜻해졌습니다. 협동의 참된 기쁨과 의의를 알게 된 일본학과 원어연극팀이 앞으로 또 어떤 일을 ‘함께’ 이루어 나갈지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