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GWNU 동문 ]


선배님 보고 싶습니다 / 동문 릴레이 인터뷰 21호

속도보다 더 중요한건 방향이다

꼭 완주하리라. 자신과의 싸움

최근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트레일 러닝 대회에 참가했을 때 고작 10km 부문을 달리면서도 내려 앉는 다리 때문에 곤욕이었다. 수많은 사람이 나를 스쳐갔고, 나는 고작 몇 명을 앞질러 갔다. 가장 두려운 것은 나무기둥이나 혹은 그늘을 만났을 때 무작정 그대로 주저앉아 쉬고 싶은 마음이었다.
나와의 싸움을 견디는 것이 지독히도 고되고 힘들었다. 나를 넘어서는 선택이 모여 인생이 되고. 모험이 쌓여 지금의 나의 모습을 만든다.

그의 소식을 처음 접한 건 지난 5월 중순 학과에서 멀리 미국에서 교수로 임용됐다는 소식을 알려오면서부터다.
학과에서 동문과 다리를 놓아 주었고, 학회 준비로 바쁘다는 김동훈 동문의 이야기를 후배들에게 소개하려고 학과에 졸랐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후배들에 보내는 응원의 편지를 흔쾌히 보내주었다. 김동훈 동문은 늘 솔직하고 용감하게 자신의 길을 선택했고, 현재도 자신의 문제를 풀어 나가며 묵묵히 인내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그는 1992년 캠퍼스에 첫발을 내딛었고, 1999년 지금의 컴퓨터공학과인 전자계산학과를 졸업했다.

Q : 안녕하세요. 현재 전공을 살려 컴퓨터과학과 교수로 임용됐습니다. 현재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North Carolina State University)에서 박사과정을 막 마치는 중이고, 이번 가을부터 알칸사 주립대 (Arkansas State University)의 컴퓨터학과에서 조교수로 일을 시작합니다. 연구분야는 Cloud computing, Security, Software engineering, Parallel computing, Operating systems, Networks입니다.

어려운 숙제를 풀고, 또 풀다

Q : 전공을 살려 지금에 이르기까지 어떤 준비를 하셨나요?

너무나 많은 일과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학부 시절을 회상해보면, 학부 1학년 2학기 때 학점이 1.78이었고, 그 후 군대를 다녀왔습니다. 복학생이 되었어도 공부에는 관심이 없고 인생에 비전이 없었습니다. 한 교수님이 수업시간에 “혹시, 이 중에서 미국 유학을 가고 싶은 사람은 평점이 3점이 넘어야 합니다.” 라는 말씀에 자극을 받았습니다. 그 당시 유학은 서울의 좋은 학교 학생들만 가는 것이었지만, ‘why not me?’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정 형편상 미국 유학은 생각할 수 없었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에 모든 노력을 동원해서 학점을 올렸습니다. F학점은 없었지만, D학점이 7개나 되어 이 과목을 재수강해서 거의 모든 과목을 A+로 만들었습니다. 4학년 2학기 때에는 4.35학점으로 학기를 마쳤고, 평균 평점은 3.56/4.5가 되어 4점 만점으로 변환하면 겨우 3점이 넘는 학점으로 미국 유학을 갈 수 있는 최소 학점을 준비했습니다. IMF 이후라 취직도 쉽지 않아, 대학원을 가야 겠다는 생각을 했었고, 결국 미국 유학 결심을 하고 영어 공부를 했습니다. TOEFL 점수를 만들려고 거의 3시간만 자면서 공부한 기억도 있습니다. 이렇게 겨우 미국 유학을 왔지만, 수업시간에 영어를 알아듣기는 여전히 어려웠습니다. 석사, 박사 과정 중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연구의 성과물이 없었던 어려움, 재정적 어려움, 건강의 어려움 등등 수많은 과정을 거쳐 왔습니다.

Q : 다시 오지 않은 대학 시절, ‘이것만은 꼭 해라’ 추천해 주신다면요?

자신이 좋아하는 과목에서 (전공과목이면 더 좋겠지만) A+를 맞아보라고 권해주고 싶습니다. 인생은 성적순이 아닌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A+는 여러분이 공부가 아닌 어떤 것을 해도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다줄 것입니다.
20대 시절에 40대의 나이는 먼 훗날에나 올 시간일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시간은 너무도 빨리 지나가서 이제 40대 중반의 나이가 되었습니다. ‘빨리 무언가를 해야지!’라는 생각으로 20대의 시간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성과는 많지 않습니다. 때로는 순간의 잘못된 결정이 먼 길을 돌아가게 하는 일도 있습니다. ‘속도보다 더 중요한 건 방향이다’ 라는 말처럼 자기에게 주어진 일들을 꾸준히 그리고 열심히 하다 보면 우리가 소망하던 일들이 현실로 다가오고, 원하는 일을 하게 될 것입니다. 누구나 1등은 할 수는 없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일들을 열심히 한다면 한 번뿐인 인생을 보다 가치 있게 살 수 있을 겁니다.

Q : 앞으로 이루고자 하는 꿈이나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남겨 주세요.

세상은 남을 이겨야 잘 된다고 가르치지만, 지금까지 지나온 시간을 보면 일시적으로는 남을 이기는 것이 잘 된 듯 보이나, 결국은 주위의 친구들과 동료들과 힘을 합치고, 자기가 가진 것을 나누어 줄 때 성공이라는 결과보다 더 값진 열매들을 얻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남을 이기려고 무언가를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것을 나눌 수 있으려면 나에게 주어진 삶을 열심히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소망은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습니다

Q :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소망은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습니다. 늦은 나이(?)에 미국 주립대에서 조교수로의 삶을 막 시작하는 제가 후배들을 위한 글을 쓴다는 것이 많이 부담됩니다. 앞으로 Tenure (정년보장)를 통과하려면 더 많은 어려움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경험한 것은 우리에게 중요한 건 지위, 명예, 부를 넘어선 그 사람의 인격이라는 것을 점점 깨달아 갑니다. 그리고 어려움을 통해서 자신의 인격을 되돌아보게 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또한 20대 시절에 미처 깨닫지 못한 한가지는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남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주어진 일들에 최선을 다할 때, 그리고 내가 가진 작은 것이라도 서로 나눌 때 우리가 모두 같이 행복할 수가 있다는 것을 깨달아갑니다. 그럴 때 우리에게 주어진 지위, 명예, 부는 우리의 인격과 더불어 그 빛을 발하게 되라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가진 소망을 위해 오늘도 주어진 삶을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이 홍보 웹진은 강릉원주대학교 대외협력과에서 제작, 발송합니다.

강원도 강릉시 죽헌길 7 (210-702) 기획협력처 대외협력과 | TEL : 033. 640. 2977
Copyright ⓒ GWNU.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