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제의 인물 ]

여름방학, 두 바퀴로 달리다

자전거 국토종주, 일본 규수섬 여행, 제주도 환상자전거길
2017년 투르 드 프랑스 (tour de France)를 꿈꾸며

좁은 안장에 몸을 싣고 페달을 밟는다

30도가 넘는 온도에 타들어 가는 자전거길, 좁은 안장에 몸을 싣고 페달을 밟는다. 새벽 6시면 문을 열고 나와 매일 약 120km를 달렸다. 땀에 습도에 엉덩이는 불이 나고, 안전하게 집에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도 긴장된다. 참 고단한 여정이었지만 늘 고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으로 묵묵히 길을 따라 달렸다. 7월 7일부터 7월 30일까지 24일 동안 길 위에서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돌아온 벨로시티(Velocity) 동아리의 여름 이야기다.

여행을 막 끝내고 8월 초에 만난 벨로시티(Velocity) 동아리 윤성조 회장은 인터뷰 현장에도 자전거를 달려 도착했다. 냉 녹차를 단숨에 들이켠 그는 제주 함덕 서우봉 해변의 청록빛 바다 영상을 보여주며 여행 보따리를 한꺼번에 풀어 놓았다.

국토 종주 시작하는 첫날 새벽 4시에 찍은 사진이다. 새벽이라 어둡지만 안타깝게 7명이 모두 나온 유일한 단체 사진이라 이곳에 싣는다.

함께 떠나 좋았고, 함께 무사히 돌아올 수 있어 좋았고, 무엇보다 처음 떠난 마음 그대로 기쁘게 헤어질 수 있어 더 좋았다고 한다. 함께 길을 나서, 완주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지만, 그 길에는 페달을 밟는 일 이외에 서로 보듬고, 챙기고, 조율해야 할 여러 가지 경우의 수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자전거 국토종주는 총 7명이 길을 나섰다. 해양분자생명과학과 윤성조(14학번), 전자공학과 곽성원(10학번), 생물학과 정유호(15학번), 식품영양학과 정수지(15학번), 신소재금속공학과 김대현(15학번), 경영학과 지승재(15학번), 회계학과 윤병록(16학번)이 팀을 꾸렸다. 7명이 인천에서 시작해 부산까지 자전거 국토 종주를 완주하고 일본 여행은 6명이 동행했다. 그리고 다시 그곳에서 개인 사정에 맞춰 3명이 남아 제주도 환상자전거길 약 234km를 완주했다.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한강공원 자전거인증센터 앞에서 <맨 앞이 윤성조 회장>

Q 두 바퀴로 떠나는 자전거 국토종주 여행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2015년 여름방학 기간 중 3박 4일 동안 강릉에서 대구까지 동해안 종주를 했었다. 이번에 같이 갔던 회원 중 2명은 작년에도 함께 했던 회원이다. 작년에는 지금과 비교하면 턱없이 경험도 부족한 상태였고 계획도 부실했으나 종주 후 자신감을 얻었고 목표를 이루었다는 성취감을 맛보았다. 2015년 여름 동해안 종주를 하며 생긴 에피소드나 풍경이 아직도 내 기억의 서랍 속에 잘 간직되어 있기에 동아리 회원들과 이번 여행을 실행에 옮기고 싶었다. 많은 회원에게 도전의 기회를 주고자 올봄부터 2016년 여름방학 종주를 기획하여 동아리 신입 회원과 및 기존 회원에게 홍보했다.

Q 길지만 들어보아야겠다. 자전거 국토종주부터 일본 여행까지 경로가 궁금하다

7월 7일~7월 11일까지 인천 서해 아라갑문에서 부산 낙동강하굿둑 자전거로 이동했다. 첫날은 여주시, 둘째 날은 문경시에 숙소를, 셋째 날은 구미시에 숙소를 잡았다. 넷째 날은 창녕군에서 마지막 날인 다섯째 날은 부산에서 머물렀다.
7월 12일부터 7월 21일까지는 일본 규수섬을 여행했다. 일본 여행은 우리 대학 교환학생으로 다녀간 가고시마 학생 카나와의 인연으로 계획했다. 애초에는 일본에서도 자전거로 여행할 계획이었으나 일본 지진과 장마전선 때문에 팀원들과 회의를 거쳐 자전거는 부산항에 보관하고 떠났다. 자전거를 두고 가기로 하고서도 아쉬움이 많이 남긴 했지만 안전하게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 최종 목표였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철도와 버스 렌터카로 이동했다.

일본 가고시마시에서는 한인 교류회를 주최했다. 현지 일본인 35명과 강릉원주대학교 벨로시티 동아리 회원 6명이 지인이 운영하는 ‘부산’ 이라는 한국인 레스토랑에 모여 한국 문화와 강릉원주대, 강릉, 우리의 자전거 국토 종주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한국어를 배우려는 클럽이나 스터디 모임, 가고시마대학 국제교육학과 학생들이 참여해 친구가 됐다. 덕분에 일본에 10일 동안 머무르는 동안 숙박비가 들지 않아 큰 도움이 됐다. 일본 여행을 마치고 후쿠오카 하카타항에서 다시 부산항에 도착, 부산항헤서 다시 목포항으로 이동, 목포항에서 제주도항으로 이동했다.

국제부산항여객터미널에서 일본 후쿠오카 하카타항으로 출항하는 배를 기다리며


일본 가고시마시 축제 참가

Q 길을 나서면 늘 계획과 달리 변화하는 상황이 있다

그렇다. 이번 종주 계획을 세웠을 때만 해도 총 12명이 동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종주 기간이 길어지게 되면서 최종 7명만 이번 도전에 함께했다. 7명으로 인천에서 출발해 부산까지 갔으나 일본 여행길에는 아쉽게 1명이 함께 하지 못했다. 하루에 120km 이상을 이동해야 일본에 타고 갈 배편 예약에 차질이 없어 무리하게 일정을 진행했다. 이때 종주길 난코스인 소조령과 이화령을 넘는 구간에서 무릎인대에 염증이 생긴 팀원이 있어 부산까지만 같이 가고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복귀하게 됐다. 일본 여행 후에는 여행 자금 부족으로 3명은 먼저 집으로 돌아갔고, 3명만 제주도 환상 자전거길 라이딩에 올랐다. 늘 많은 변수가 있었다. 때로는 목표를 이루겠다는 욕심도 났지만 그때마다 계획을 조금씩 수정하며 움직였다.

국토종주 시작하기 하루 전까지만 해도 장마 기간이라 모두 조마조마하게 긴장하며 인천 서해아라갑문 부근의 찜질방에서 기상예보를 보며 회의를 했다. 우리는 종교와 상관없이 한마음으로 기우제의 반대인 기우 억제제를 지냈다. 이때문인지 종주하고 여행하는 내내 비를 피하면서 무더운 불볕더위 날씨였다.

Q 여행 경비는 얼마나 들었는지

여행 경비는 평균 100~120만원 정도 들었다. 캠핑하는 것이 아니라 숙박비와 식비로 경비 대부분이 들어갔다.
총 여행 경비는 제주도 일정 참여에 따라 개인별 차이가 생긴다. 국토 종주를 기획하고 주 1회 함께 자전거 운동을 하고, 각자 여건에 맞춰 여행 경비를 차근히 준비했다. 강릉원주대 직원 동호회인 해람바이크 선생님들과 지난해부터 함께 라이딩을 하고 있는데 우리 팀의 종주 소식을 듣고 이동식과 간식, 비상약을 후원하며 응원해 줬다. 목포항에서 제주도로 이동하는 배편에서는 다른 대학 자전거 동호회 직원들이 시원한 맥주를 나누어 주었고 제주도에서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주먹밥을 포장해 주며 우리의 도전을 응원해 주었다.

Q 벨로시티 (Velocity)는 어떤 동아리인가

벨로시티 (Velocity)는 올해로 6년이 된 역사가 그리 길지 않은 동아리다. 현재 동아리 회원은 52명이다. 남녀 성비도 대략 1:1 비율이다. 대학생활을 하면서 학생들이 학업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자전거를 타며 날려 버리고, 대외활동을 통해 각자의 발자취를 넓힐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운영 목표다. 2015년부터 여름방학에는 국토종주와 같은 프로그램을 동아리 전통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이끌어 나가고 있다. 겨울방학에는 스키를 함께 타며 하체 운동으로 체력을 다질 계획이다. 2017년에는 여름방학에는 종주가 끝나면 5명 내외로 팀원을 선발하여 ‘투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 의 코스를 완주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여행을 끝내며-

잠시 멈추고 올려다본 밤하늘에 별이 가득하다


국토종주 자전거길 인증 수첩

국토종주 코스 중 이화령에서 내려오는 길에 회원 한 명이 휴대전화 지갑 속의 신분증과 각종 카드를 떨어뜨렸다. 이때가 새벽 1시쯤이었다. 어둠 속에 카드를 찾느라 자전거를 멈추고 내렸다. 그리고 잠시 자전거를 타는 동안 볼 수 없었던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밤하늘에 별들이 빽빽하게 수놓고 있었던 광경에 우리는 한참 동안 정지 상태로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때의 풍경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그렇게 많은 별은 처음 보았다. 또 날씨도 덥고 몸도 힘들고 할 때 곁에서 서로 의지하며, 더위 좀 가시라고 시원한 물도 서로 뿌려주면서 뜨거운 아스팔트 위를 달릴 때 그 순간이 어찌나 시원하고 행복했는지 지금까지 여운이 남는다.

특히 4박 5일간 국토종주 마지막인 인증센터 낙동강하굿둑까지 10km 남겨둔 구간에서부터 가슴이 점점 뜨거워지며 눈물이 나왔다. 그때 눈물은 우리 팀이 무사고로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도달했다는 안도감과 이번 도전을 준비했을 때 주위에서 많은 응원과 격려가 있어 완주할 수 있었다는 고마움 때문이었다.



그렇다. 다시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안도감과 함께 우리는 다시 새로운 꿈을 꾼다.
인생의 내리막을 달릴 때, 오르막을 오를 때, 피곤한 몸을 이끌고 새벽 공기를 가를 때
이 모든 순간 누군가 함께 걸어주고 응원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지치지 않고 완주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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