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GWNU 동문 ]


선배님 보고 싶습니다 / 동문 릴레이 인터뷰 24호

인연으로 하나씩, 하나씩 쌓아 올리는 꿈

모교와 함께하는 나눔 여행

“앞으로도 계속 강릉원주대학교 해외봉사에 참여할 계획입니다. 은퇴 후에도 해외진료봉사를 하며 살고 싶다는 꿈을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아주 거창하게는 아니더라도 디딤돌 역할을 하고 싶거든요. 푹 쉬면서 삶을 살고 싶지는 않습니다.”

몇 년째 강릉원주대학교 해외 봉사단에 동행하며 재능을 기부하는 이정길 동문의 이야기다.
치의학과 97학번인 이정길 동문은 강원도 원주시 문막읍에서 10년째 개인병원을 운영하며 경동대학교 치위생학과 외래교수로도 일하고 있다.
그는 2012년부터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이 가장 바쁜 시기에 병원을 잠시 휴원하고 강릉원주대학교 해외 봉사팀에 동행해 의료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치과대학 동아리 훈민정악 지도 교수인 조경모 교수가 해외봉사단 이야기를 자주 해 주었고, 그런 인연으로 평소에 관심이 많았던 해외봉사에 별 망설임 없이 베트남행 비행기에 훌쩍 오를 수 있었다.

4년전 처음으로 동행한 베트남 봉사 현장에서 그의 마음에 사진처럼 오래 남은 풍경이 있다. 아이들과 헤어지던 마지막 날이다. “며칠간 현지에서 아이들을 진료하면서 몸이 힘들다는 느낌은 없었는데, 마음은 좀 복잡했죠. 그냥 답답했어요. 왜? 라는 생각도 많이 했었죠. 마지막 날에 모두 교실에 모여 봉사 단원과 초등학교 아이들이 함께했던 활동을 동영상으로 함께 보았어요. 그러고 나서 봉사단원들이 문밖에서 두 줄로 나란히 서 아이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는데 해맑게 웃던 아이들이 갑자기 봉사단원들과 끌어안고 우는 바람에 눈물바다가 됐죠. 생각지도 못한 상황이었어요. 나도 건물 뒤에 숨어 뜨거운 눈물을 계속 흘렸답니다.”

베트남 의료봉사단. 사진 첫째 줄 가운데 조경모 교수와 맨 오른쪽이 이정길 동문


대학생들이 방학 동안 떠나는 봉사단 스케줄에 맞추다 보니 그는 해마다 12월 말에서 1월 초에 봉사 활동에 동행한다. 환자가 많아 제일 바쁜 시기에 병원 문을 닫으니 주위 사람들이 그를 더 걱정해 준다. 예전에는 진료받으러 왔다가 헛걸음한 환자들이 불만을 하기도 했었는데 이제 자연스럽게 “봉사 잘 다녀오셨어요?” 하는 환자들도 있다. 특히 올해는 처음으로 가족들과 함께 캄보디아로 해외 봉사를 다녀왔다. “베트남보다 덥고 습해서 힘들었지만, 현지 아이들과 같이 봉사단 수업에 참여하고 온 아들에게 아빠가 최고로 멋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마음이 뿌듯했죠.”

그는 모교 재학 중 제일 잘한 것을 꼽으라면 아내를 만난 것이라고 한다. “아내는 항상 긍정적이고, 묵묵히 잘 챙겨주는 스타일이라 연애할 때나 결혼해서도 목소리 높여 싸워 본 적이 없어요. 서로 감정소모가 없다 보니 각자의 일에 집중할 수 있어요.” 그는 10년 전 신혼여행으로 35일 동안, 작년에는 아이 둘을 데리고 40일 동안 함께 가족 여행을 다녀왔다. 두 번 모두 여행사를 통하지 않고, 계획을 세우고, 현지에서 자동차를 빌려 자유 여행을 다녔는데 그때도 역시 한 번도 다투지 않고 여행을 마쳤다고 전했다. “치과의사는 아프고 불편한 환자분들과 가까운 거리에서 얼굴을 마주 보며 듣고, 설명하고, 치료하기 때문에 집중력이 많이 필요하고 에너지 소모가 많은 것 같아요. 민감한 환자를 치료할 때는 치과의사가 감정노동자라는 생각도 많이 듭니다.” 아마도 이런 이유로 그는 여행을 떠나고, 다시 마음에 ‘바람’을 불어넣고, 또 다시 마음 한편에 ‘따뜻한 나눔’을 담아 자신의 시간을 기꺼이 나눠주는가 보다.

가족과 함께 떠난 여행. 가족은 그의 힘.

다음은 이정길 동문과 서면으로 주고받은 인터뷰 내용이다.

Q. 학창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치과대학 내 동아리인 훈민정악(남성 아카펠라)과 사이드와인더(축구) 모두 창단멤버예요. 항상 동아리 활동에 열심이었죠. 그땐 동아리 방도 없었고, 매우 열악했었는데 연습할 곳이 없어 멤버 4명이 선배님 자동차 안에서 노래 연습 했던 기억, 중부지역 치과대학 축제 때 겨우 12명으로 첫 축구대회 나갔던 생각도 나네요. 항상 노래보다는 포스터나 현수막에 신경쓰고, 축구대회 때 11명을 어떻게 모으나 걱정했었죠. 인원도 적고, 아슬아슬하던 동아리들이었는데 지금은 졸업생만 100명이 넘습니다. 요즘은 20살도 넘게 차이 나는 학생들에게 조상님 소리를 듣고 있는데 후배들 이름은 꼭 외우자고 다짐하지만, 기억력이 좋지 않아 해마다 힘드네요.

중부지역 치과대학 축제 첫 축구대회                                            훈민정악 여름 엠티

Q. 다시 오지 않은 대학 시절, ‘이것만은 꼭 해라’ 추천해 주신다면?

일단 공부 열심히 하라고 하고 싶습니다. (내가 못해본 거라). 두 번째는 장기간의 여행을 추천하고 싶어요. 될 수 있으면 말이 통하지 않는 곳으로. 처음 며칠은 계획대로 진행이 되겠지만, 갈수록 변수가 많아지고 결정을 내려야 하고 예상치 못한 결과도 나옵니다. 사는 것하고 비슷한 것 같아요. 그때그때 문제해결 능력이 생기고 성숙해지는 것 같습니다. 졸업해서는 부모님 눈치, 취업해서는 상사 눈치, 결혼해서는 배우자 눈치 보느라 하기 힘들죠. 등록금 마련하느라, 스펙 쌓느라, 힘들고 시간이 부족하겠지만, 한번 도전해 보시길 권합니다.

Q.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요

여러분들은 100살까지 사는 세상이니깐 좀 더 장기적인 생각을 해 보라 권하고 싶습니다. 실패에 좌절하지 말고, 꾸준히 도전했으면 좋겠어요. 나의 20, 30대를 생각해보니 결과가 1,2년 늦는 것은 별 차이 없었고, 그 이상 늦는 것은 스스로 무너지지만 않으면 결과가 나왔던 것 같아요. 과정이 더 중요한 것이니 당장 결과는 나빠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도전하기 바랍니다.

이정길 동문과 여러 차례 봉사 활동을 다녀온 해외봉사단 지인은 그는 언제나 유머가 많고 열정이 많아 재미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 자신의 경험을 일반화해서 남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을 꼰대(위키백과에서)라고 하던데, 여러분이 이 글을 읽고 그런 느낌을 받지 않을까 걱정이네요. 앞으로 절대 ‘괘씸하다. 서운하다.’ 라는 말을 하지 않는 어른이 되겠습니다.” 그는 역시 재미있는 사람인 듯하다.
자신이 가진 재능을 나누며,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걸어가는 이정길 동문의 건강한 발자국이 더 많은 열매를 맺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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