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GWNU 동문 ]
선배님 보고 싶습니다 / 동문 릴레이 인터뷰 33호2018 발명의 날 대통령 표창 수상이라는 쾌거를 이룬 화학과 88학번 정민시 동문을 만나보았습니다.
Q. 안녕하세요! 간략한 소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강릉에서 20년간 건축시설물 유지관리 및 실내 인테리어 업체를 운영해오고 있는 화학과 88학번 정민시입니다. 최근 급변하는 시대 흐름에 발맞추어 ‘지식정보개발 없이는 회사의 미래도 없다’는 판단 아래 지식재산연구 위주로 사업을 전환하여, 현재는 주로 친환경 해양에너지 발전 기술, 조류·해류·파력발전 기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Q. 2014년부터 현재까지 200여 가지의 특허를 출원하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특허 출원에 관심을 가지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강릉에서 맨손으로, 그야말로 ‘1인 기업’으로 시작해 오늘날에 이르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열심히 하는 만큼 사업이 커져 직원들에게 평생직장을 제공할 수 있는 튼튼한 회사를 만들고자 하는 포부를 키워나갔습니다. 그러다 사업 12년 차가 지나고부터는 제가 아무리 열심히 뭔가를 만들어도 다른 곳에서 금방 모방을 해버리거나, 특허업체에서 이윤의 많은 부분을 가져갔기 때문에 매출이 오르더라도 경제적으로는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2013년경 무역장벽이 낮아지며 경쟁무대가 세계로 확장되었고, 정부에서도 지식재산 개발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지원했습니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 속에서 우리 회사도 다양한 분야를 연구하는 한편으로 특허 출원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Q. 원래부터 발명에 관심이 있으셨나요? 아이디어는 주로 어디서 얻으시나요?
어렸을 때부터 호기심이 참 많았습니다. 군대에 있을 때 자동차가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궁금해서 폐차장에 있던 낡은 프라이드 차량을 해체해보기도 했고요. IMF 시기 식구들을 건사하기 위해 1년 8개월간 포장마차 리어카로 떡볶이 장사를 했을 때는 ‘음식 연구의 날’을 만들어 여러 가지 실험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매주 금요일 밤 10시 이후에 오신 분들께는 핫도그 안에 햄이 아니라 고추를 대신 넣어보기도 하고, 고추장을 풀어보기도 하고, 그렇게 제가 연구한 ‘이상한 맛이 나는’ 음식을 무료로 제공하는 실험이었는데요. 저도 즐거웠지만, 손님들이 특히 좋아해 주시고 많이 찾아주셨던 기억이 나네요. 이렇듯 발명은 고차원적이거나 거창한 게 아니라, 생활 속에서 보물찾기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일상 속에서 깊은 관심과 열린 사고로 주변을 바라본다면, 숨겨진 보물 같은 아이디어들이 곳곳에서 떠오르게 되지 않을까요?
Q. 가장 애착이 가는 발명품은 무엇인가요?
‘따수아’라는 이름을 붙인 휴대용 촛불 온열의자가 가장 애착이 갑니다. 한평생 추운 곳에서 일하시며 고생하신 어머님을 생각하며 개발한 제품으로, 애착이 있다 보니 다른 분야보다 더욱 깊은 연구를 하게 되었습니다. 따수아에 들어가는 촛불을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는데, 조그마한 불이든 큰 불이든 불은 살아있고, 통제가 무척 어렵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촛불에 대한 열량관리, 바람이 불 때 나타나는 그을음 현상, 바람이 강하게 불면 열량이 도망가는 부분... 그런 모든 사항을 다 고려하다 보니 이 제품을 개발하는데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고, 그래서 따수아 관련 기술에만 20여 가지의 특허를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제품 개발에는 생각보다 시간이 걸렸지만, 깊은 연구를 통해 누구도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수많은 파생적 기술을 함께 얻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은 노력을 기울인 만큼 어떤 형태로든 자산으로 남게 되는 것 같습니다.
Q. 특히 ‘해양’ 에너지(파력, 조류, 해류 에너지 등)와 관련된 특허를 많이 출원하셨는데, 특별히 이 분야에 관심을 두시게 된 이유가 있나요?
태양광과 풍력보다 해양에너지는 무척 풍부하고 규칙적인 에너지원으로써, 계획적인 사용이 가능한 최고의 가치를 품고 있는 친환경 에너지입니다. 대관령에 늘어서있는 풍력발전기를 보신 적 있으시죠? 기존의 조류발전에서는 바람개비처럼 생긴 풍력발전의 회전체를 그대로 썼는데, 기체인 바람의 밀도와 액체인 조류 밀도의 엄청나게 큰 차이로 현재까지도 조류발전이 상용화 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연구를 거듭하다 유체전용 회전체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게 되었고, 이후로 해양에너지 기술 개발에 매진하게 되면서 감사하게도 2018년 발명의 날에 대통령 표창을 받게 되었습니다.
Q. 소중한 대학 시절을 보내고 있는 후배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요즘 예전과 다르게 청년들이 처한 현실이 상당히 어렵고 힘들죠. 저도 대학생 딸과 아들을 둔 부모로서, 그리고 여러분의 선배로서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그렇지만 현실을 바꿀 수 없다면 내가 변하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 아닐까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찾아서, 적어도 10년 정도 기간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보라고 조언을 하고 싶습니다. 부정적인 사고는 무한한 부정을 만들고, 긍정적인 사고는 무한한 긍정을 만들게 되지 않던가요? 무한히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어려움을 잘 이겨나가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