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8호 화제의 인물 ]

“우리, 서로 사랑할까요?
선과 색채로 나를 표현한다.

중어중문학과 13학번 김시현

나를 표현하는 많은 방식 중, 여기 선과 색채로 자신을 표현하는 한 학생이 있다.
사람들과의 소통을 원하며, 나와 당신의 삶을 함께 이야기하고 싶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내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었던 그는 우주비행사와 파티쉐, 건축가의 꿈을 거쳐 이제 에코백을 디자인하고 그림을 그린다. 그렇게 그림으로 소통하고 한걸음 씩 나아가다 보면 그 발걸음은 뉴욕에 가 있을 것만 같다.
하고 싶은 일도 참 많았고, 앞으로 할 일도 참 많은 중어중문학과 13학번 김시현 학생을 만나보았다.

Q.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가워요. 들고 온 에코백이 참 예쁘네요.

안녕하세요, 에코백 예쁘죠? 이 에코백은 제가 제작한 에코백이에요. 우리 학교 창업지원본부에서 지원을 받아 Demo day라는 창업동아리를 운영하면서 만들었어요. 디자인 도안도 제가 직접 그리고 원단, 박음질 하나하나 다 신경 써서 만들었어요.

Q. 튼튼해 보이기도 하고 프린트도 특이하고 예쁘네요. 디자인 도안도 직접 하나요?

맞아요. 에코백 밑면에 살짝 각을 줘서 자연스럽게 흐르듯이 떨어지는 모양으로 제작했고, 박음질도 이중으로 해서 얇아 보이지만 철봉에 묶어놓고 매달려도 찢어지지 않을 정도로 짱짱해요. 직접 실험해봤거든요. 프린트 디자인 도안도 직접 그려요. 이 에코백 프린트 같은 경우는 볼펜으로 그리고 사진으로 찍어 일러스트 화 했는데 저의 시그니처라 할 수 있는 디자인이에요. 얼핏 보면 심장 같지만, 저 자신을 따스하게 어루만지며 감싸 안아주는 ‘셀프 러브’를 형상화한 작품이랄까요. 자세히 보시면 하트모양이 보인답니다.

Q. 어떻게 디자인을 직접 할 생각을 했나요? 꼭 학과와 관련되는 것을 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중문과와 미술이 거리가 좀 있어 보여서요.

처음에는 창업동아리를 위한 창업 아이템을 고민하면서부터 시작됐어요. 기존의 것들과는 다른 차별성이 있는 것을 찾다가 미술이라는 분야를 찾았어요. 미술을 정식으로 배운 적은 없지만 그리다 보니 주변의 반응도 좋고 재미있더라고요. 그래서 미술을 창업 아이템과 접목할 수 있는 것을 찾기 시작했죠. 평소에 잘 매고 다니고 좋아하던 에코백에 제가 디자인을 해서 판매해 보면 어떨까 싶어 만들어보니 생각보다 결과물이 잘 나오고 반응도 꽤 좋았어요. 제 그림을 전시할 때 굿즈로 판매하거나 1인 마켓 등으로 판매했고, 5월에는 코엑스에서 주최하는 영 크리에이티브 코리아에 나갈 예정이에요. 저를 더 알리고 나면 판매처가 더 확대될 거라 기대하고 있어요.

시그니처 디자인으로 제작한 전시회 포스터
2019.4.6.~4.17. 강릉임당문화센터

Q. 에코백에 들어갈 디자인을 도안하면서 그림까지 그리게 되고, 작품 전시회까지 했네요?

강릉임당생활문화센터에서 4.6.~4.17.까지 전시회를 했어요. 전시회 제목은 “어떻게, 선으로 표현할까”예요.
선과 색채는 다양한 감정들을 가지고 있어서 객체가 주는 다양한 감정과 생각을 표현할 수 있거든요.
제 작업 포인트는 제가 사물을 보고 느끼는 감정들을 주관적인 선과 색채로 표현한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서, 가는 직선은 날카롭고 세심해요. 반면 굵은 직선은 웅장하고 곡선은 자유롭죠.
이런 식으로 선과 색채를 이용해서 사물, 풍경, 느낌, 인물 등을 제 감정·느낌 등으로 독창적으로 재탄생시키고 있어요.

뚜렷한 확신이 있어야만 뭔가를 시작할 수 있는 의지가 생긴다는 그는 사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에코백을 만들 때 차별성을 부각하기 위해 넣은 디자인이 좋은 반응을 얻게 되자 용기가 생겨 그림을 그리게 되었고, 막상 그림을 그리게 되자 3개월 여 만에 100점의 작품을 쏟아냈다.

전시회에는 볼펜으로 그린 습작부터 시작해, 풍경, 인물, 선, 아트콜라보, 심지어 수학 공식을 주제로 한 다양한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공통점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생각하는 이미지가 아니라 본인만의 프리즘을 통과한 독창적인 이미지로 그려냈다는 것이다. 아버지의 초상화를 그릴때는 거의 처음으로 아버지와 깊은 대화를 나눠보았다고 한다. 그 대화를 통한 감정, 움직임 등이 역시 작품을 통해 개성적으로 표현됐다.
또한, 그의 작품 중 보라카이의 풍경을 그린 작품이 있는데 우리가 아는 보라카이의 풍경과 비교해보면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직접 확인하길 바란다.

“메로니아”(맨 왼쪽 작품) 역시 같이 등산한 친구가 멜론맛 아이스크림을 즐겨 먹을 때 느꼈던 느낌을 독창적인 선과 색채로 표현했다.

Q. 작업에 몰두하는 에너지가 대단하네요. 그렇게 작업을 하면 학업과 병행하기가 힘들지 않아요?

학업이랑 병행하기 바쁘고 힘들긴 한데 여러 가지 일을 겪으며 가치관이 많이 바뀌었어요.
저는 자존감이 낮고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여러 가지 경험을 해보고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사람들은 다 부족하고 불완전하다는 걸 알았어요. 나만 그런 게 아니더라고요.
그러니까 우린 서로 사랑하고 이해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한마디로 표현해보자면 ‘우린 불완전하니까 서로 사랑해요.’랄까요. 서로의 차이나 차별을 인지만 하지 인정하지 못하는 데, 그건 사랑으로 극복할 수 있거든요. 나랑 맞지 않는다고 나쁜 게 아니라 그 사람의 방식일 뿐이니까 이해하는 거죠. 그렇다고 종교인은 아니에요.
또 한 가지 제가 마음의 평안을 찾는 주문 같은 문구가 있는데 말씀드려도 되려나. 욕은 아니니까 오해하지 마세요(웃음) “fuck that shit, shit that fuck”인데 “제기랄” 정도의 뉘앙스예요.
삶은 고난의 연속이고, 제기랄의 연속이잖아요. 뭘 해도 힘들고 불행이 올 수 있고. 그럴 때 이 말을 되뇌면서 어차피 인생은 불완전하니까 행복하게 살아보자. 주문을 외워요. 그럼 좀 마음이 편안해져요.

평소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라는 그는 가치관이 변하면서 세상에는 서로 다른 사람들이 많고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소통하다 보면 배우는 면이 많다고 했다.
사람을 통해 배우고 선과 색채로 이를 표현하는 그는 첫 전시회를 마치고, 앞으로 포트폴리오를 제작해서 아트페어, 아트디렉터, 갤러리, 광고 에이전시 등 닥치는 대로 문을 두드려 볼 예정이다.
2만 번 뿌리면 1% 정도는 반응이 오지 않겠냐고 의지를 불태우는 그의 꿈처럼, 언젠가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그의 작품을 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끊임없이 시도하고, 좌절하지만 다시 일어서는 것.
그것이 젊음이고, 다시 시작할 용기가 있는 한 당신의 이름은 젊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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