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GWNU 동문 ]


선배님 보고 싶습니다 / 동문 릴레이 인터뷰 38호

길을 잃어도, 그대로 걷자
자신의 선택을 믿는 마법 같은 주문이 만든 오늘

매년 강릉원주대학교 공학교육혁신센터에서 주관하는 <학생 포트폴리오 설명회> 동문 초청 세미나의 강연자로 1년에 한번 모교를 찾는 이의범 동문을 만났다. 재학시절 전국 학생 포트폴리오 경진대회 수상에 이어 2009년에는 대한민국 인재상을 수상한 그는 강릉원주대 정밀기계공학과(03학번)를 졸업하고 현재는 현대모비스 기술연구소에서 평가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이의범 동문은 2013년부터 올해까지 7년간 한해도 빠짐없이 <학생 포트폴리오 설명회> 강연자로 참여하고 있다. 매년 다시 학생으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으로 후배들을 만나 포트폴리오 작성과 활용에 관해 설명하고 그의 경험을 생생하게 나누고 있다.
동문 특강을 위해 모교를 방문한 날 만난 그는 재학시절의 호기심 많은 청년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Q1. 평가 연구원이 하는 일이 궁금합니다.

차량용 램프에 대한 평가 및 고장 분석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자동차의 눈’ 램프는 국내를 포함하여 해외 여러 곳에서 지역에 맞는 법규 성능이 있습니다. 법으로 규정되어 있는 요구 성능을 모비스에서 개발하는 램프가 충족을 시켜 주는지를 확인하고 요구조건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어떤 고장 인자가 있는지 분석하여 해결하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하는 평가분야에 대해 간단히 비유를 하자면 주변에 흔적을 보고 범인을 찾아내는 탐정 같은 엔지니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Q2. 탐정 같은 엔지니어라는 표현이 흥미롭습니다. 관련 분야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조언 부탁드려요.

사실 평가 및 분석 관련 분야를 접하기 전까지 이 분야는 생각해 보지 못했던 영역이었습니다. 제가 모비스를 입사했던 이유는 설계 부분에 많은 관심이 있었고 직접 뭔가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입니다. 평가 업무를 하려고 특별히 준비했던 부분은 없습니다. 평가 분야에 관한 전문지식은 업무를 하면 깊이 있게 습득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업무를 하려면 평가를 진행하며 문제의 핵심을 유추하고 검증할 수 있는 실험계획과 논리적 사고가 필수입니다. 지금 맡은 업무를 하게 되면서 개발제품의 문제를 발견하고 현상에 대한 개선 솔루션을 제안할 때가 있습니다. 나의 의견이 제품에 반영되어 완성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설계를 직접 해보진 않았어도 매우 특별한 성취감으로 다가옵니다.

Q3. 대학 시절 과학 관련 경진대회 수상, 2009 대한민국 인재상 대통령상 수상 등 다양한 수상 이력이 있습니다.

2009년 수상한 대한민국 인재상은 전국 고교생과 대학생을 상대로 수여한 상으로 경진대회 수상실적으로만 받은 상은 아니었습니다. 조금은 적극적으로 학교생활을 하고 저의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과 그 속의 어려움을 극복한 시도들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학교 생활에서 경험했던 여러 경진 대회와 경험은 어설프고 엉뚱한 저의 모습에서 조금씩 발전해 나가는 자양분이 됐습니다. 상을 받아서라기보다 그 상을 받고 난 뒤 스스로 생각한 도전들과 노력이 어디선가는 인정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는 전환점이 됐습니다. 수상을 하면서 얻은 나에 대한 확신과 믿음은 지금도 회사에서 일을 할 때 힘을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정형화된 프로젝트들 속에 제가 보는 시각과 생각을 믿으며, 이와 동시에 틀을 깨고자 하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대학생활의 모든 과정이 나의 생활 습관과 현재 업무를 바라보는 태도에 많은 연관성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Q4. 2013년부터 공학교육혁신센터에서 주관하는 <학생 포트폴리오 설명회> 동문 초청 세미나의 강연자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후배들을 그렇게 만나면 특별한 감정이 들 것 같아요.

학교에 다닐 때 가끔 대학교 선배님들의 초청 강연이 있었고, 언젠가 나도 저런 자리에서 후배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풋풋한 새내기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후 10년 뒤 제가 강연자로 참여하게 됐습니다. 막상 학생들 앞에 서고나니 제가 너무 작게 느껴지는 묘한 감정이 있었습니다. 저는 특별한 업적이 있거나 성공한 사업가는 아니고 단지 학교생활을 의미 있게 보냈던 보통 사람인데 누구에게 조언을 준다는 게 부끄럽기도 했고, 제가 봤던 선배들의 모습에 비해 초라하게 느껴지기까지 했었습니다. 그래서 매년 학교의 부름을 받게 되면 2주 전부터 긴장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모교를 다녀오면 그날만큼은 사회 초년생의 무한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제 모습을 강하게 떠올리며, 지금 나는 잘하고 있는지, 아닌지 돌아보는 계기가 됩니다.

2019년 제7회 학생 포트포리오 설명회 강연. 사진 왼쪽부터 강릉캠퍼스 특강, 원주캠퍼스 특강

Q5. 대학 재학 시절 학교의 많은 프로그램을 이용했나요?

학교생활을 하다 보면 정말 많은 일이 일어나는데 우연이라기에는 너무나 기막힌 연관성을 찾을 수 있습니다. 저는 마이크로 로봇 대회를 많이 참여했고, 로봇을 만들기 좋아했는데 그 계기는 2003년 강릉원주대 학보사 수습기자로 활동할 때 교내에서 열리는 로봇대회를 취재하며 빠져들었습니다. 학교 행사를 취재하러 갔다가 취재 대상이 너무 좋아져 그걸 하게 돼버렸어요.

Q6. 그럼 그때 우연히 만난 그 현장이 지금 엔지니어의 길을 가게 되는 계기가 되었네요.

그렇게 마이크로 마우스를 만들고 전국에서 열리는 대회를 여러 차례 나갔지만, 제가 만든 로봇으로 수상한 적은 없었고, 마이크로 마우스 제작 후기와 같은 자료를 묶어 만든 작업일지가 아이러니하게 포트폴리오대회에 출품되면서 처음 상을 받게 됐습니다. 이후에 자신감을 얻어 마이크로 마우스대회 이외의 디자인 경연대회와 같은 다른 분야 경진대회를 나가며 대통령상까지 받고 그 포트폴리오 경진대회 수상 실적으로 이렇게 지금까지 학생들과 경험을 나눌 수 있는 계기도 됐죠. 제가 가장 잘한 것은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선택했고,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극적으로 그 상황에 나를 드러냈던 점이 대학생활의 포인트였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하는 공부나 행동들이 사소해 보이고 큰 의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때도 있지만, 자신의 선택에 믿음을 가지고 자신감을 가져보면 분명 다 연결되어 좋은 계기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Q7. 주 52시간 시행에 따라 워라밸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예전과 비교하면 근무 환경은 어떤가요?

1년 전 주 52시간이 시행되고 우리 회사는 하루 정해진 근무 시간이 지나면 PC가 자동으로 꺼지게 됩니다. 부득이하게 업무를 더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사유를 적고 상급자에게 Online 결재를 받게 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야근을 하고 싶어도 퇴근 버스가 주 52시간에 맞춰져 있어 예전처럼 밤 9시에 퇴근 버스를 탈 수도 없습니다. 그만큼 야근하기가 어려워졌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5시에 PC가 꺼지면 집에 도착해서 가족들과 저녁을 할 수 있게 됐고, 두 아이와 놀이터에서 놀아 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회식문화도 많이 바뀌었어요. 늦게 퇴근해서 함께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술 먹는 말고는 별로 없었던 상황에서 퇴근 시간이 이른 시간으로 당겨지며 취미생활과 연계된 활동으로 바뀌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팀 회식이 많이 기다려지기도 합니다. 물론 예전엔 그렇지 않았고요.(하하하)

Q8. 앞으로 이루고자 하는 꿈이나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있다면요?

제가 학창 시절부터 마음속으로 많이 되뇌던 생각이 있습니다. “어떻게든 잘 되겠지!” 제가 입버릇 처럼 하던 말이기도 하고 요즘에도 많이 되뇌고 있습니다. 언뜻 생각해보면 대책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정해진 틀을 깨고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게 했던 제 나름의 소신이라고 생각합니다. 목표를 향해 가는 길이 똑바른 길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순간의 선택에 명확한 해답이 있는 경우는 정말 드문 것 같습니다. 이런 불확실성 속에 결정하고 나서도 확신이 없을 때 마음속에 정한 길을 끝까지 갈 수 있게 보호막이 돼주었던 제 나름의 소신과 같은 주문 “됐어! 어떻게든 잘 되겠지!” 제 마법의 주문은 앞으로도 미래를 결정해야 할 때 끝까지 외우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상과 현실 속에 타협한 결정을 하든 아니든 결정하고 나서 쭉 밀고 나가면 어떻게든 잘되지 않겠나요?

그가 마지막에 남긴 학교를 향한 존중과 예의의 말이 오래 남는다. “회사생활 하다가 힘들면 가끔 학교로 밤에 차를 몰고 갔던 적도 종종 있었습니다. 바다를 보러 간 게 아니라 학교를 보러요. 누구나 아련한 추억이나 많은 의미를 부여 하는 대상이 있듯이 제게는 모교인 강릉원주대가 그런 의미가 아닌가 싶네요. 학생들을 위한 행사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얼마든지 달려와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학과 교수님과 지도 교수님, 그리고 학교에서 너무 많은 것을 받았거든요.”

(* 인터뷰 기사는 서면 인터뷰 후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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